조천읍

산굼부리

오름꾼윤정씨 2023. 10. 18. 15:03

산굼부리 분화구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166-1
표고 437m
비고 28m
화구둘레 2,700m
면적 300,000m²

가을, 산굼부리

산굼부리는 처음에 용암이 흘러나와 낮은 경사를 갖는 화산체를 만들었는데, 마그마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지하에 공간이 생겼고, 지반이 함몰하면서 깊이 132m의 분화구가 만들어진 곳이다.

사계절 아름답지 않은 적이 없는 산굼부리, 이때 '굼부리'는 화산체의 분화구를 일컫는 제주방언이다.  제주도의 산굼부리는 세계 유일의 평화분화구라고 소개되는 곳이다.

산굼부리

화구둘레가 고리처럼 동그랗게 생긴 형상의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폭렬 화구를 '마르'라고 하는데, 이곳 산굼부리는 제주의 대표적 마르로, 화산 활동초기에 단시간의 미약한 폭발만이 일어나고 활동이 중지되면서 형성되었다.

규모나 모양새가 완벽하어 폭럴화구의 표준으로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263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시월 중순의 산굼부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로 인해 오름 자체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들 사이에 아주 작게 사람들의 머리가 보였다. 키만큼 자란 억새들 사이에 길이 있다는 걸 알고 나도 그 속으로 바로 달려갔다.

겨울, 산굼부리

구름도 쉬었다 간다는 이곳 산굼부리는, 만추에 은빗 장관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쉼 없이 바람설을 타고 자유로워 보이는 억새에 매료되어 카메라를 꺼냈다. 억새보다 작은 키 때문에 멀리까지 담을 수 없어 주위를 둘러보다 돌을 발견했다. 그 위에 올라서서 셔터를 누르다가 균형을 잃고 바닥에 넘어졌다.

여름, 산굼부리

제주에서 유독 자주 넘어진다. 흙길, 빗길, 실내외 구분 없이 골고루 넘어졌다. 길을 걷다 넘어지면, 땅을 샀다고 놀리시던 부모님 말씀이 생각났다. 일어나 흙을 툭툭 털어냈다. 넘어지며 긁힌 무릎과 손바닥에서 빨갛게 피가 배어 오르는데도, 제주 산굼부리에 땅을 샀다고 놀릴 부모님을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나는 세계 유일의 평화분화구에 땅을 산 사람이다. ^^

산굼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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