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악
수악, 물오름
비고 : 149m
표고 : 474m
둘레 : 2,224m
면걱 : 273,067m²
형태 : 원추형
주소 :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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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물'이 들어가면 그 오름에는 산정화구호나 습지 등 물과 상통하는 것들이 있는데, 현재 수악에는 화구호뿐 아니라 기슭에도 물웅덩이 하나 없다. 수악에서 물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화구호의 흔적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한라산 둘레길에 세위져 있었다.
수악길은 돈내코에서 사려니오름 입구 사이16.7km 구간에 이르는 한라산 둘레길 중 하나이다. 중간쯤에 위치한 수악은 한라산 둘레길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후 이정표를 보고 찾아갈 수 있다. 평지와 내리막길을 500m쯤 걷다 보면 둘레길과 수악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 오름 들머리에서 정상의 전망대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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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가기에는 이르고, 오름을 오르기에는 조금 애매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서두르면 팬찮을 것 같아서 성판악을 다녀오는 길에 수악을 잠시 들르기로 했다. 예전에 두번이나 다녀갔던 오름이라, 길은 이미 잘 알고 있어서 뛰듯이 걸어 올랐다. 주변의 숲이 워낙 울창해서 나의 발걸음 소리와 가끔씩 들리는 새소리를 제외하면 참으로 고요한 길이다.
오름 정상에 위치한 전망대는 한라산을 비롯한 주변 자연경관을 조망하는 역할뿐 아니라, 경방 초소와 오름꾼의 휴식 및 우천 시 대피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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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이 있었다면 또는 날이 좀 더 환했다면 오랫동안 머물다가 내려왔을 것이다. 흐린 날씨에 혼자 오른 수악의 정상에 어둠이 드리우자 이리저리 바쁘고 수선스럽게 오름을 내려왔다.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며 해가 일찍 질 때는, '한곳만 더 올라야지'라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