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읍

괭이모루

오름꾼윤정씨 2023. 12. 22. 09:10

괭이모루
비고 : 33m
표고 : 253m
면적 : 89,301m²
형태 : 말굽형(북동향)
주소 :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198

고양이'를 뜻하는 '괭이'와 '동산'을 뜻하는 '모루'가 합쳐져 지어진 것으로, 고양이가 웅크려 누운 자세를 닮아 지은 이름으로 예상된다. 난대림 군락지인 괭이모루에는 비자나무, 밤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굴거리, 백량금 등이 자라고 있다. 괭이모루를 중심으로 당오름 둘레길과 아부오름까지 이어지는 '송당리 마로'가 형성되어 있다.

당오름을 출발해 괭이모루에 도착했다. 나무 그늘 아래를 지나는 둘레길을 천천히 걸으며 오름을 탐방할 수 있다. 고요했다. 가끔씩 정적을 깨고 풀벌레 소리와 주변을 지나는 자동차 소리가 들리지만 참으로 한적했다.

오름 안의 조용함은 오름과 어울렸다. 유유자적 걷는 맛이 나는 숲길은 맨발로 걸어도 좋을 만큼 푹신해 보였다. 오래 걸었지만 서두르지 않은 덕분에 오히려 피로가 풀리고 인체의 리듬을 되찾는 산림욕 효과를 본 듯하다. 나무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한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선사해 준 나무의 고마움도 새삼 느끼게 된다.

눈앞이 환해지며 괭이모루 숲 끝에 도착했음을 알았다. 다음 계절에 다시 찾아오겠다는 기약으로 오름을 떠나는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