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곳오름(봉귀악, 병고악, 병구악, 안좌오름)
비고 : 113m
표고 : 288m
둘레 : 2,584m
면적 : 482,903m²
형태 : 말굽형(북동향)
주소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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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 주둥이'와 같은 형세라 하여 '병구악'이라고 불렀다. 다른 설로는 기러기가 '둥우리에 앉아 있다'하여 '안좌오름'이라고도 부른다. '봉황새가 자기 보금자리로 돌아온다'하여 '봉귀악'이라 하며, 또 '무기고와 닮았다'하여 '병고악'으로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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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가 비교적 크고 가파른 사면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바로 이웃해 있는 번널오름과 더불어 녹산로 건너편의 오름군을 조망할 수 있다. 굼부리는 원래 원형이었으나 한쪽이 침식하면서 말굽형 모양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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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로에서 좁은 임도를 따라 들어와야 병곳오름의 들머리를 찾을 수 있다. 오름 숲으로 들어셨는데, 잘 정비된 나무계단이 끝이 없어 보였다. 나뭇잎들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적은 곳이었다. 지금이 한낮, 해가 쨍쨍한 날씨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 적은 빛으로도 숲속의 생명들이 살아간다. 작은 버섯도 눈에 들어오고, 이리저리 구부러져 있는 가지들이 뽐내는 미려함을 감상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길게 늘어선 계단이 지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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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부에 다 올라오면 탐방로가 좌우로 나뉜다. 어느 방향을 선택해도 괜찮다. 어차피 다시 만나게 된다. 오름 밖 풍경은 정상에 올라서야 볼 수 있다. 산정부의 둘레길에는 곳곳에 의자가 있어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며 쉬어가기 좋다. 한라산과 오름 조망은 바로 옆 번널오름과 비숫하지만, 맑은 날씨 덕분에 더 넓고 선명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