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산>>
• 영모루, 영지
•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18-1
표고 326m
비고 176m
둘레 4,688m
면적 1,338,920m²

남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형태의 굼부리를 가지고 있는 오름으로, '영주산'은 '신선이 살았던 산'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래전부터 오름 봉우리에 아침 안개가 끼면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와 무선돌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사람들은 영주산을 소개할 때 천국의 계단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대로 따라 갔지만, 입구가 아니었다. 겨우 찾아낸 입구에는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을 인식하는 센서가 있어서, 내가 그 밑을 지나자 산불예방과 입산 제한시간에 대한 안내가 방송되었다. 진입로를 찾느라 헤매던 사이 해가 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하산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여유를 부리다가는 불빛 하나 없는 산에서 구르며 내려올 지도 모르니 서두르기로 했다. 길을 막은 소들과 배설물을 피해가며 뛰었다. 산의 정상이 가까워질 때쯤부터 나무계단이 보이기 시작했다. 계단의 끝에 천국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산을 뛰다시피 오르고 있는데도 힘들지 않았다.


무지개의 끝에는 금은보화가 가득한 난장이 마을이 있다는 내용의 동화책을 읽었던 유년 시절의 한 때가 생각난다. 비가 그친 오후, 자전거를 타고가다 무지개를 발견하자, 끝이 보이는 곳을 향해 무조건 달렸다. 결국 그 날의 무지개는 사라져 버렸지만, 지금 이 계단은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굽이굽이 방향을 바꿔가며 놓인 이 나무계단의 마
지막은 하늘을 향해 있다. 완전히 다 오르면 영주산의 정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 오르지 않
고 하늘로 향한 계단으로 남아 있을 때, 진정한 천국의 계단이 된다. 무지개의 끝을 찾아 달렸던 유년시절의 신나는 모험처럼, 영주산을 오르던 그 날도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계단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습관처럼 뒤돌아보니 탄성이 절로 터저 나왔다. 얼만큼 더 올라가야 산정부에 도착하는지 가능하기 어렵지만, 여태껏 지나온 길은 되돌아볼 수 있다. 삶도 이런 길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뒤돌아보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한라산, 성읍마을, 많은 오름들을 조망할 수 있으며, 방목중인 소들과 마주치기도 한다.
[카카오맵] 영주산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18-1
영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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