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산봉 >>
• 토산악, 도산오름
•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
• 표고 175m, 비고 56m, 둘레 2,829m, 면적 398.823m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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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이 토끼와 비슷하다 하여 ' 토산'이라 했다. 또 봉수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토산봉'이라 불렀고,
봉수대를 폐지한 뒤에 '토산망'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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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산봉은 동쪽과 서쪽으로 벌어진 두 개의 말굽형 굼부리를 가지고 있다. 복합형 화산체로, 두 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는 오름이다. 동족 봉우리에 큰 굼부리가 있고, 서쪽 봉우리에 작은 굼부리가 있다. 오름의 북쪽과 북서쪽에는 토산 1리가 자리하고, 남쪽과 남동쪽에는 토산 2리가 자리하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봉수대가 있었는데, 동쪽으로 달산봉수, 서쪽으로 자포봉수와 교신했다. 토산봉에는 탐방로가 잘 마련되어 있는 데다가, 제주 올레길 4코스에 포함되어 있어서 올레꾼과 오름꾼이 자주 찾는 오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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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들머리에 주차를 하고,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 내렸다. 토산악 안내 나무표지판을 살펴보며 어림짐작으로 소요시간을 파악하고 걷기 시작했다. 발걸음이 너무 빨랐는지, 안내판에서 본 나무다리 앞에 금세 도착했다. 본격적으로 한 계단씩 오르기 시작하자 턱 밑까지 숨이 차올라 호흡이 가빠졌는데도 거칠어진 내 숨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끊임없이 지저귀는 새 소리는 꼭 나만 빼고 자기들끼리만 속삭이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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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바람에 나못가지들이 서로 스치는 소리까지 크게 들렸다. 기분 탓인지 어디선가 산짐승의 울음소리도 들리는 것도 같고, 오르는 내내 소리를 따라 걸은 듯하다. 어느덧 온갓 소리들과 함께 정상에 도착했다. 그런데 또 다른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새, 바람, 나무, 혹은 내 숨소리와는 다른, 분명 여리 사람의 함성소리였다. 이제는 환청까지 들린다며 전망대에 올랐더니, 한 등산객이 야구를 보고 있있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자연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소리들과 함께 야구 중계 소리까지 겹쳐나는 소리의 향연 속에서 제주 하늘을 감상했다.
토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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